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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26.

    by. julia6609

    목차

      고려시대 국민 건강을 위한 복지 정책과 민간요법: 천 년 전 슬기로운 건강 생활

      왕실에서 백성까지, 고려의 체계적인 의료 시스템

      고려시대는 단순히 청자와 국제 교류로만 빛났던 시대가 아닙니다. 놀랍게도 이미 천 년 전, 고려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왕실과 귀족들의 건강은 '태의원(太醫院)'이라는 전문 의료 기관이 책임졌는데요, 여기서 근무하는 의관들은 당시 최고 수준의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진료와 처방을 담당했습니다. 일반 백성들을 위해서는 '혜민국(惠民局)' '동서대비원(東西大悲院)'이라는 공공 의료 기관을 운영했습니다. 특히 동서대비원은 세계 최초의 자선병원이라 불릴 만큼 선진적인 복지 시스템이었죠. 이곳에서는 가난한 백성들에게 무료로 약을 나누어 주고 치료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고려 정부는 역병이 유행할 때마다 특별 의료팀을 파견하여 환자를 치료하고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런 국가적 의료 시스템은 당시 동아시아에서도 매우 선진적인 것으로, 고려인들의 공동체 정신과 복지에 대한 관심을 잘 보여줍니다.

      우리 땅의 약초로 만든 '향약', 고려 의학의 자주성

      "약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 땅에서 나는 것이 최고다!" 고려시대 의학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향약(鄕藥)' 문화였습니다. 향약이란 우리 땅에서 자라는 토종 약재를 의미하는데, 고려의 의학자들은 수입에 의존하기보다 한반도의 기후와 풍토에 맞는 약초를 연구하고 그 효능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습니다. 특히 고려 후기에 편찬된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은 우리나라 최초의 향약 의서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초 85종을 활용한 응급 처치법을 상세히 담고 있었습니다. 산과 들에 자라는 쑥, 익모초, 오가피, 당귀 같은 약초들은 고려인들의 건강을 지키는 보물이었죠. 흥미로운 점은 고려 의학자들이 단순히 중국 의학을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실정에 맞는 독자적인 의학 체계를 발전시키려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향약 중심 의학은 후대 조선의 『향약집성방』, 『동의보감』으로 이어지며 한국 전통 의학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고려시대 국민 건강을 위한 복지 정책과 민간요법: 천 년 전 슬기로운 건강 생활2

      민간요법의 보고, 할머니의 지혜가 담긴 생활 의학

      "아이고, 감기 기운이 있구나. 생강차 한 잔 마시고 일찍 자거라!" 고려시대 일반 백성들에게 의원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은 집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온 민간요법에 의지했죠. 이 민간요법들은 수백 년간의 경험과 지혜가 응축된 실용적인 생활 의학이었습니다. 감기에 걸리면 생강, 대추, 꿀을 넣은 차를 마시고, 배탈이 나면 매실 농축액이나 쑥탕을 마셨습니다. 상처가 났을 때는 쑥즙을 바르거나 쑥을 태운 재를 뿌려 지혈과 소독을 했죠. 특히 재미있는 것은 '' '' 같은 치료법이 일반 가정에서도 널리 활용되었다는 점입니다. 할아버지가 손주의 복통을 치료하기 위해 직접 뜸을 뜨거나, 이웃 아주머니가 두통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침을 놓아주는 일이 흔했습니다. 또한 고려인들은 음식의 약효를 중요하게 여겨 '약식동원(藥食同源)'의 원칙에 따라 계절별 보양식을 챙겨 먹었습니다. 봄에는 쑥과 냉이로 만든 나물을, 여름에는 삼계탕과 유사한 닭 보양식을, 가을에는 도라지와 더덕을, 겨울에는 인삼과 대추가 들어간 약밥을 먹으며 건강을 지켰습니다.

      질병 예방을 위한 고려인들의 생활 지혜

      "병이 들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고의 의술이다!" 고려인들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예방 의학은 생활 속 작은 습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선 물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우물을 깨끗하게 관리했고, 마을마다 공동 목욕 시설인 '()'을 두어 위생을 유지했습니다. 흥미롭게도 고려인들은 계절 변화에 맞춰 건강 관리법을 달리했는데, 봄에는 가벼운 산책으로 겨우내 굳어진 몸을 풀고, 여름에는 더위를 피해 서늘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가을에는 보양식을 챙겨 먹고, 겨울에는 따뜻한 옷과 음식으로 몸을 보호했습니다. 또한 전염병이 유행할 조짐이 보이면 환자를 격리하고 주변을 소독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특히 고려 왕실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에 '사시약(四時藥)'이라 하여 계절성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약을 복용하는 관습이 있었는데, 이는 오늘날의 계절 건강검진과도 비슷한 개념이었습니다. 이처럼 고려인들은 자연의 변화에 맞춰 건강을 지키는 지혜를 발휘했습니다.

       

      고려시대 국민 건강을 위한 복지 정책과 민간요법: 천 년 전 슬기로운 건강 생활3

      고려의 특별한 의료 복지: 임산부와 노약자를 위한 정책

      고려시대에는 특별히 보호가 필요한 임산부와 노약자를 위한 의료 복지 정책도 있었습니다. 임신한 여성들은 '태산서(胎産書)'라는 산전 관리 지침서를 통해 건강한 출산을 준비했고, 출산 후에는 '산후조리'라는 개념으로 산모의 회복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산모를 위한 특별식으로는 미역국과 쌀죽이 대표적이었는데, 이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 전통이죠. 또한 고려 정부는 노인들을 위한 '양로원(養老院)'을 설치하여 의식주를 제공하고 건강을 돌봤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고려시대에 이미 '환자 보호자' 개념이 있어서, 병든 가족을 돌보는 사람에게는 일정 기간 공적 의무를 면제해주는 제도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오늘날의 가족 돌봄 휴가와 유사한 개념으로, 당시 고려 사회가 얼마나 인간적이고 복지 지향적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고려는 전쟁이나 재난 시 부상자를 치료하기 위한 임시 의료소를 설치하고, 전문 의료진을 파견하는 응급 의료 시스템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고려 의학의 유산, 현대에도 빛나는 지혜

      천 년이 지난 지금, 고려시대의 의학과 건강 관리법은 여전히 우리 생활 속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한약, , 뜸과 같은 전통 치료법은 현대 한의학으로 계승되어 많은 이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습니다. 또한 '약식동원'의 원칙에 따른 식이요법은 현대 영양학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죠. 특히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계절에 맞는 건강 관리법은 요즘 다시 주목받는 '양생(養生)' 문화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고려시대 향약에 사용된 여러 약초들이 실제로 항염, 항산화, 면역 증진 효과가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감기에 쓰였던 생강은 항바이러스 효과가, 상처 치료에 사용된 쑥은 항균 효과가 있다는 것이 현대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이처럼 경험과 관찰에 기반한 고려인들의 의학 지식은 과학적 근거를 갖춘 지혜였던 것입니다. 천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전해진 고려 의학의 지혜는, 첨단 의료 기술과 함께 어우러져 더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소중한 유산입니다.

      마무리

      고려시대 사람들은 국가적 의료 시스템과 향약 문화, 그리고 생활 속 민간요법을 통해 질병과 맞서 싸웠습니다. 그들의 지혜로운 '슬기로운 건강 생활'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많은 영감을 줍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건강을 지키고자 했던 고려인들의 정신은, 현대 의학의 한계를 보완하고 더 균형 잡힌 건강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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